전 세계 대학들이 공통적으로 당면한 도전은 교육의 질을 향상 시키면서 동시에 교육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려면 그에 상응하는 교육비의 증가가 있어야 하며 교육비를 절감하면 교육의 질도 하락한다.
대학의 경쟁과 질은 교육보다는 연구 성과 위주로 측정되므로, 대학들은 교수들에게 더 많은 연구실적을 요구하고 교수들은 자신의 업적평가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연구실적에 큰 비중의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따라서 교수들은 자연히 교육에 소홀해 지게 되며, 연구를 위한 더 많은 재정적 지원과 강의시간 축소를 요구하게 된다. 이에 따라 대학들은 교수들을 충원해야 하지만 교육비가 상승하게 되므로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임강사, 시간강사, 대학원생 등을 활용하여 저학년 수업 대부분을 감당하게 한다. 교육비용을 줄이기 위해 교육의 질을 희생시키는 것이다.
학생을 위해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고 학교는 교육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함으로써 교육비용을 절감시키고 교수는 교육업무 부담을 경감시키고 교수 생산성을 향상시켜 주는 이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물론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이 세 가지 목표들을 동시에 달성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상황에 따라 적절한 타협과 조율을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것은 IT-enabled Active Learning, 즉 정보기술을 활용한 능동적 교육이라는 현대적 교육개념의 도입과 교과목 재설계(course redesign)라는 혁신적 방법을 통해 가능하다.
교수의 교육 활동들을 개별적으로 분석하여 정보기술이 잘할 수 있는 것들은 정보기술을 활용하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부분만 감당하면, 교육에 드는 시간과 노력은 절감하면서 교육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그리고 학생들의 학습 성과를 주기적으로 정밀하게 측정하고 그 결과를 즉시 환류(feedback) 해 준다면 교육 질이 향상될 수 있다. 하지만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교수들이 강의실에서 지식 전달을 위해 강의를 하게 된다. 따라서 수업방법을 재설계하여 주당 두 번의 강의시간을 한 번은 온라인, 멀티미디어 콘텐츠, 커뮤니티 등을 이용하여 기본 지식은 학생이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하고 강의실에서는 선수학습과 예습을 통해 학습한 지식에 대해 토론하고 심화된 응용수업을 진행하면 교육의 질은 향상되고, 교육비용은 절감되며 교수의 강의 부담도 경감될 것이다.
미국에서는 십여 년 전부터 '교과목 재설계(Course Redesign)'라는 이름으로 이러한 교육혁신이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Inverted(Flipped) Learning Model', 즉 '역전학습모형'이 미래교육의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으며 교실수업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교실 수업 방식에선 교수의 교실 강의 이후 학생은 연습문제 등 응용문제 영역을 스스로 소화해 내야 했다. 그러나 역전학습모형은 전통적인 모델이 뒤바뀐 형태로써 교실 강의 이전에 객관적인 지식은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하여 익히고 교실 수업에서는 교수와 학생이 함께 토론하고 응용문제를 풀어가는 창의적 심화수업을 진행한다.